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
김병기 교수는 부안에서 태어나 유년시절부터 부친 김형운 선생에게 한문과 서예를 배웠고 강암 송성용 선생의 문하에서 서예가로 성장했다. 그는 일제에 의한 광개토태왕비의 변조를 증명한 권위 있는 서예학자다. 대만의 중국문화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국립공주사범대학과 전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한국서예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출연과 함께 제12회 원곡서예학술상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전북대 명예교수와 중앙일보에 ‘필향만리’를 연재하고 있다.
오늘 제목은 ‘짧은 시, 긴 여운’ 그래서 여운이라는 것은 남아 있는 울림이잖아요. 그래서 네 장르로 나눠 봤는데 시간이 많지 않아서 건너뛰면서 좋은 것만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운(餘韻)
첫 번째는 ‘여운(餘韻)은 그리움으로 남아’
뭔가 한시의 여운이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근데 이 노래를 혹시 아시는가 모르겠어요. 이은상 선생님이 쓴 시조인데, 그 시조도 우리 한시하고 상당히 연관이 있어요. 가사가 너무 좋지 않습니까?
(이은상 시, 혼난파 곡 ‘그리움’)
‘뉘라서 저 바다를 밑이 없다 하시는고
백천 길 바다라도 닿이는 곳 있으리만
임 그린 이 마음이야 그릴수록 깊으이다.’
좋지 않아요? 두 번째, ‘하늘이 땅에 이었다’, 지평선 같은 걸 보면 하늘하고 땅하고 이어 있다, ‘가면 갈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하늘이 땅에 이었다 끝 있는 양 알지 마오
가보면 멀고멀고 어디 끝이 있으리오.
임 그림 저 하늘같이 그릴수록 머오이다.’
참 좋잖아요. 그런데 이 시의 정말 좋은 부분은 세 번째예요. 그래서 여기서 바다처럼 깊은 그리움 이야기했어요, 하늘처럼 먼 그리움 이야기했어요, 그걸 합쳐 가지고,
‘깊고 먼 그리움을 노래 위에 얹노라니’
(정회는 끝이 없고 곡조는 짜르이다
곡조를 짜를지라도 남아 울림 들으소서.)
표현하고 싶은 정회는 끝이 없고 곡조는 짧아~ 그러니 곡조는 짧을지라도 남아 울림 들으소서. 이 ‘남아 울림’. 이게 바로 여운입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이 노래를, 또 제가 한 노래해요. 그래서 이제 노래를 불러드렸으면 좋겠지만, 시간 관계상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밥은 먹었지요, 마이크는 들었지요, 그러면 뭐 생각이 나겠어요? 노래방 생각? 그래서 계속 노래를 불러볼까 봐서 (방청객 웃음) 그냥 노래를 않고 이후로 넘어가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곡조는 짧을지라도 남아 울림을 좀 우리가 가져보자~ 하는 이야기입니다.
동심초
우리가 노래를 보면 ‘동심초’라는 노래가 있어요. 네, 동심초라는 노래, 다 아시죠? ‘꽃잎은 하염없이~’ 하는 노래, 아시죠? 근데~ 저는 다 아시죠? 라고 당연히 ‘네, 알아요.‘라고 할 줄 알고 물었더니 요즈음 정말 젊은 학생들은 ’그게 뭔데요?‘ 그러더라고요. 동심초를 몰라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동심초 알잖아요. 근데 사실상 ’그 동심초가 뭐예요?‘ 하고 물어보면, ’글쎄, 그게 무슨 풀이야, 뭐야?‘ 이래요.
동심초라는 노래는 원래 당나라 때 유명한 기녀 시인인 설도(薛濤)라는 사람이 ’춘망사(春望詞)‘란 노래에서 제3수를 번역을 해 가지고 요거를 번역해서 나왔는데, 이 사람이, 설도라는 사람이 사랑하는 남자들이 있었어요. 근데 신분 차이 때문에 표현을 못해~ 그 마음에, 막 그립고, 그 앓는 사랑의 감정을 편지를 써서 보냈어요. 근데 남자도 알아~ 자기도 설도가 좋고. 그런데 드러내놓고 말을 못 하니까 그냥 긴가민가하고 받아놓고, 쉽게 말해서 오늘날로 말하면 답신을 바로바로 안 해주었던 말이죠. 그러니까 설도라는 사람이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그 전에 한두 번 답신을 했겠죠. 근데 정말 자주 답신을 하고 싶은데 안 오니까 관심을 끌리려고 이 사람이 편지지를 만들었어요.

한옥집에 가면 문 종이로 문 바를 때 장식을 가을철에 문에다가 단풍잎도 넣고 국화꽃도 오려 넣고, 그런 거 있죠. 그렇듯이 편지에다가 꽃으로 장식을 해 가지고 편지를 보냈어요. 그래도 답장이 안 오네, 이게~ 그러면 좀 뭔가 반응이 있어야 할 텐데. 그래서 어느 날 혼자 풀잎, 길다랗게 자란 풀잎을 꺽어다가 그것을 매듭처럼 만들어서 거기다 붙이면서 혼자처럼 푸념을 한 거예요. 왜 나는 그 사람하고 마음과 마음을 못 맺고 이 풀잎사귀나 가져다가 편지 종이에다가 이런 거나 붙이고 있는 이런 일만 하고 있을까, 어우, 짜증나. (방청객 웃음)
그 사람이 짜증 내지를 않았겠지만,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면서, 뭐야~ 나는 마음과 마음을 맺지 못하고 풀잎만 맺고 있는 거예요. 그게 바로 동심초인데, 바로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동심결(同心結)이라는 무늬가 있어요.

이런 식으로 동심결을 만들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바로 이런 식으로 풀잎을 묶어 가지고 엮어서 붙여 가지고 편지를 보냈다고 말이죠. 우리도 옛날에 메모 보낼 때 이런 걸 보냈잖아요. 그렇죠?
이 노래를 보면서 이 시, 여기 이 시의 한 수로(?), 불결동심인(不結同心人) 공결동심초(空結同心草). 한 사람도 같은 마음, 사람 마음은 맺지 못하고, 빌 공 자가 헛되다는 뜻이에요. 헛되이 동심의 풀잎만 맺으려는고~ 해서 마지막에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 거로 끝났다는 말이죠. 이게 바로 동심라는 노래의 가사의 내용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동심초 뭐 얘기 나오거든, 요즘 젊은 학생들한테는 ’모른다고~ 너는 그것도 모르지~‘ 라고 하지 말고 가능한 한 젊은 학생들한테도 이런 얘기를 해서 가르쳐야 돼요.
오늘은 이제 시를 보면서~ 이게 그래서 나중에 설도가 만든, 그렇게 해서 무늬를 넣기 시작한 편지지가 나중에는 그림으로 그려져서 저렇게 아름다운 편지지가 나온 거예요.

설도라는 사람은 당나라 중국의 기생이었는데, 왜냐하면 그 당시에 남녀가 유별한 사이고 그래서, 남녀 간에 편지를 주고받는다거나 공개적으로 사랑 이야기를 한다거나 이럴 환경이 아니었어요. 더욱이, 서양하고 중국이나 한국하고 시의 차이가 뭐냐면, 서양 시는 연애시가 무지하게 많아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것도 사실은 연애편지다 그 말이죠. 남녀 간의 주고받은 편지가 많아요.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남녀 간의 주고받은 시가 거의 없어요. 부부간에도 주고받은 시가 거의 없어요. 대신 뭐가 많으냐? 친구들 사이에 주고받은 편지가 많아요. 시도 많고. 그런데 이 사람은 한국 사람인데 평양 기생 있어요, 평양에. 기생이었는데 기생 신분이니까~ 어느 날 남자가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갔는데, 안 잊어버려지는 거예요. 안 잊어버려지고, 어~ 그 남자 멋있었는데~ 라고 생각을 자꾸 드는 거예요. 오늘도 제가 뭐 멋있다 해서 그런 생각 하시면 안 돼요~ (방청객 웃음) 여러분들은, 혹시라도~ 아무리 멋있더라도 이렇게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데다가 원하지 않는 인품을 가졌드래도, 그렇게 하시면 안돼요. (방청객 웃음) 그런데 이분이, 정말 자기가 사랑했던 사람을 결국은 보내야 해요. 송정인(送情人). 송 보낼 송, 정든 사람, ’정든 사람을 보내면서‘라는 시인데, 제가 한글 파일도 다 보냈거든요, 실내에서 할 줄 알고~ 한글 파일로 보내고 그걸 나눠 드리고 거기다가 메모를 하시라고~ 왜냐하면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적어야 생존을 하는 거예요~ (방청객 웃음) 안 적으면 다 잊어버려요. 적자생존이란 말이, 좋은 말은 들으면서 적자,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게 적자생존이에요, 아시겠어요? (방청객 : 예~) 그런데 오늘 보니까 적으실 분은 없을 것 같고, 잘 보십시오.
大同江上送情人,
楊柳千絲不繫人.
含淚眼看含淚眼,
斷腸人送斷腸人.
대동강은 다 아시겠죠? ’대동강상‘ 대동강 위에 ’송‘, 사람을, ’정인‘ 정든 사람을 보내다 보니~ ’양류‘ 이건 버드나무예요, ’천사‘는 양류나 버드나무가 실처럼 늘어져 있잖아요, 버드나무 가지 천 가지가 실처럼 늘어져 있으면 그 실을 꿰면 뭐가 되겠어요? 밧줄이 되겠죠~ 그래서 버드나무 늘어진 실가지를 가지고 밧줄을 삼아서, 가지 마라고 ’불계인‘, 맬 계 자, 사람을 묶어 놓을라 해도 묶어지지를 않네. 이게 바로 요즈음 나온 ’밧줄로 꽁꽁‘이야~ (방청객 웃음) 그렇게 안 묶어지는 거예요. 그러니 어떻게 해요, 이제. 별수 없이 보내야 하잖아요. 보내면서 하는 이 말, ’함루안간함루안‘. 머금을 한, 눈물 루, 눈 안, 볼 간, 보다. 또 머금을 한, 눈물 루, 눈 안. 눈물 머금은 눈으로 눈물 머금은 눈을 바라보다가~ ’단장인송단장인‘ 창자가 끈기는, 장이 끈기는 사람이 장이 끈기는 사람을 보냈네~ 라는 시. 멋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멋있는 시를 들으시면서 외울 생각을 않는다든지~ (방청객 웃음)
이런 분들은 아마 내가 살아서 뭐하지? 그냥 쉽잖아요. 앞에는 뭐예요, ’함루안‘, 뒤에도 ’함루안‘, 그 중간에 볼 간 자 하나, 이게 볼 간 자가 뭐예요? 위에가 손 수 자잖아요. 밑에가 눈 목 자잖아요. 이게 뭐예요? 이렇게 보는 거예요. (손을 들어 멀리 보는 몸짓을 하며) 이게 간이에요. 그러니까 ’함루안‘, 눈물 머금은 눈으로 서로 바라보다가 ’단장인송단장인‘, 애가 끊기는 사람이 끊기는 사람을 보냈네. 이 한시의 매력이 글자 14자 밖에 안 되는데 이 안에 얼마나 깊은 매력이 있습니까?
우리 문화유산에는 한글 시만 아니라 한문시에 엄청 많아
한문을 안 가르치다 보니까, 정말 좋은 시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그걸 느끼면서 우리의 시적 문화유산은 한글 시만이 아니라 한문 시에 엄청난 게 많이 있다라는 생각을 꼭 가져보시기 바라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잠깐 얘기를 하자면, 저는 퇴직한 지 3년 됐습니다.
학생들하고 강의를 하다 보면, 정말 답답할 때가 많아요. 옛날 이명박 대통령 재판 봤는데 재판을 뉴스에 나오는데 뉴스 내용이 뭐냐면, 오늘 이명박 대통령은 뭐 그에 대한 재판을 하게 됐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10분을 하고 그다음 바로 재판이 이어졌다, 그랬더니 학생 하나가 그래요. ‘교수님, 교수님, 그 이명박 대통령 죄도 많이 졌는데 10분 동안 어떻게 모두 발언을 해요?’ 올(All), 모두로 밖에 몰라요. 모 자는 무릅쓸 모(冒) 자에 머리 두(頭) 자. 머리말, 첫 머리 발언이라 그 말이죠~ 그렇게 모르는데.
더 심각한 것은요, 학생들이 1학년 입학을 했어요. 1학년이 강의 시간에 들어가서 한문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면서 한문을 배워야 한다, 한자를 알아야 한다, 그러면 너희들이 공부하는데 엄~청 도움을 받을 것이다, 라고 얘기하면 시큰둥해요. 아이~ 한글만 쓰면 됐지 한자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 생각해보니까 자꾸 이쪽만 쳐다보면서 강의를 했는데 이쪽도 좀 바라봐야겠네~ (방청객 웃음) 네, 그렇게 해서 제가 학생들한테 물었어요. ’너 영어 배웠지?‘ 그랬더니, ’네!‘ ’너 투 부정사(to 부정사)가 뭔 줄 알아?‘ 했더니 학생이 대뜸 ’알죠~‘ 그래요.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to 부정사는 명사적 용법, 형용사적 용법, 부사적 용법, 많이 있다고 얘기를 해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그 투 부정사 용법 말고~ 그 투 부정사를 왜 그거를 to 부정사라고 하는 거야~? 거기에 No나 Not도 안 들어가잖아~ 근데 왜 to 부정사라고 하는 거야~? 그랬더니 그제서야 ’헐~‘, 그제서야 ’헐~‘ 그래요~ 그래서 설명을 했어요.
투 부정사는 to 플러스 원형 동사로 되어있는 것을 to 부정사라 하지 않느냐. 그런데 한자의 부정은 아니 불(不) 자를 쓰는 부정(不定)이 있고, 불 자 밑에 입 구 자가 들어 있는 부정(否定)이 있다. 아니 불 자의 부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고, 입 구 자가 붙어 있는 부정은 아니다라고 부정하는 부정이다. 그런데 to 부정사 할 때 부정은 아니 불자다, 입 구 자가 붙은 게 아니고, 아니 불 자다.
뜻을 모르고 무조건 외우는 우리 교육의 현실
그럼 무슨 뜻이겠느냐? ’to 플러스 원형 동사‘ 하니까 원형 동사로 봤을 때 그것은 동사인 줄 분명히 알아~ 동사인 줄 아는데, 그 문장을 해석해 보지 않고서는 아직 그게 어떤 품사로 쓰였는지를 몰라. to 플러스 원형 동사를 했는데, 그게 원래는 동사이지만 이게 형용사를 쓰였는지 부사로 쓰였는지 동사로 쓰였는지 몰라.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 어떻게 해야 알아, 정해져. 내가 해석을 해 본 뒤에야 ’아~ 이것이 동사, 명사적 용법이 구만‘, ’아~ 이거 부사적 용법이구만‘하고 알게 돼서, 비록 그 원형은 동사이지만 그 문장 내에서 아직 무엇으로 정해지지 않은 그런 품사라고 해서 이것을 to 부정사라고 하는 거야~ 라고 설명을 해줬어요. 제가 또 얼마나 친절해요? (방청객 웃음) 아~주 친절하게 자분자분 설명해줬어요.
그랬더니 그 학생이 정말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그냥 명사적 용법, 형용사적 용법, 부사적 용법, 외었다는 거예요, 그거를~ 그리고 지금도 공부하면 뭐가 뜻인지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냥 외우고 있다는 거예요~
이게 우리 교육의 현실입니다. 민주란 말을 학생들한테 물어봤어요, 민주주의, 그러는데 ’민주가 뭐야~?‘ 라고 이야기할 때 학생들이 막~ (머리를 긁적이며) 알기는 아는데 뭐라고 할 줄을 몰라요. 뭐라고 할 줄을 모르면서 삼권분립이 돼 있고, 무슨 뭐, 언론 자유도 있고, 그런 얘기를 해요~ 그래서 한자로 어떻게 쓰는데? 라고 했더니 한참 있다가, 뭐, 백성 민, 주인 주. 그래~ 백성이 주인인 나라야. 그게 민주주의야. 네가 무슨 삼권분립이니 뭐니 다 설명할 필요 없이, 민주라는 글자가 백성 민, 주인 주라는 것을 알면 백성이 주인인 나라, 이렇게 쉽게 이미지가 명료하게 뜻이 들어오는데, 한자를 안 배워놓고 보니까 너희들이 전혀 무슨 뜻인지를 모르는 채, 그냥 뜻을 알기는 알죠. 근데 짐작으로 아는 거예요.
민주라는 말은 대강 저런 뜻이다 하더라. 한때 굉장히 유행한 말 가운데 ’엽기적인 그녀‘란 영화가 있었어요. (과거 제자인 방청객을 향하며) 저 학생이 학교 다닐 때 조금 엽기적이었어요~ (방청객 웃음) 내가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 어느 날 선물이라고 하나 들고 왔어요~ 기억해? 들고 왔어요. 그래 갖고 사와 가지고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와 가지고 ’제가 어저께 계룡산에서 갔는데요, 갔더니 거기에 막 잔에가 한 시가 있고 그래서 선생님 교수님 생각나서 사 왔어요.‘ 그래서 잔을 갖고 왔어요. 한시 나오니까, 우리 선생님, 한시 나온다, 그래서 갖다 준 거예요. (방청객의 물음)
아~ 이태백의 월하독작(月下獨酌) 술잔이니까. 월하독작이라는 좋은 시였어요, 한시 내용은. 아주 좋은 내용이었어요. (방청객 웃음) 그 그림에다가 좀 얄궂게 그림을 그려놨는데 그 엽기적인 그녀라는 말이 유행을 때 학생들한테 ’엽기적이란 말이 뭔 말이야?‘ 그러니까, (머리를 긁적이며) ’좀 이상스럽고 좀~‘ 설명을 못해요. 그래서 엽 자가 수렵할 엽(獵) 자다, 사냥할 엽 자. 기이할 기(奇) 자. 다른 모든 가치는 필요 없고 기이함만 사냥하고 다니는 것, 요상한 것만 찾아다니는 것, 그것을 엽기적이라고 한다,
그랬더니 그제서야 진짜 한자를 알면 이렇게 쉬운데~ 근데 그런 단어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제 고향이 부안이에요. 지난번에 지진 났잖아요. 그 진앙지가 우리 동네예요. 그 동네 이름이 진동리예요. 또~ (방청객 놀람과 웃음) 근데 그때 진동리는 참 진 자에다가 고을 동 자, 참다운 동네, 진동인데, 대뜸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어우~ 거기 진동하는 진동리가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방청객 웃음)
그런데 지진이 났어요. 예전에 지진 났을 때 유발 지진이 있고 족발 지진이 있다고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학생들이 유발이란 말을 모르고 촉발이란 말을 몰라요. 그러니까 유발이나 촉발이나 그게 그거 아니야. 도토리 키 재기지, 뭐 똑같은 말 아니야? 전혀 다르단 말이죠. 유발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사람이 뭔가 작용을 해 가지고 지진이 일어나도록 작용을 한 거예요. 한때 그 수자원공사에서 거기에다가 물 집어넣고 해서 지진났다는 울산인가 어디에서 그걸 유발 지진이래요. 사람이 유인을 해서 유발을 시킨 거예요. 촉발은 지네들끼리 부딪혀서 나는 게 촉발이에요. 얘들이 문해력이 빵점이에요.
OECD, 전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 성인 문해력이 최하위예요. 요즘 학생들이 중고등학생들이 공부를 정말 재미없어서 못하는 이유가, 읽어봤자 뭔 말인가 모르니까. 자기네들끼리 쓰는 말이 따로 있어요.
’헐~‘ 뭐 부터 시작을 해 가지고, (방청객 : ~) 예~ 따로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뭐냐면, 한국어와 한글을 구분을 못 해요. 한글은 한국어를 표현하는 문자 알파벳 스물 네 글자가 한글이예요.
우리 학생들 중에 중국으로 연수를 가는 학생들이 중국 가다 보면 추천서를 써달라고 그래요. 보니까 학생 이름이 순수 한국말로 지은 이름이에요. 박새니. 김새니도 있었어요. 중국어로 써야 되니까 한자로 써야 할 거 아니예요. ‘너는 한자 이름이 없지?’ 그랬더니 ‘어, 저는 순수 한국 이름인데요?’ 그래요. 그래서 내가 내 이름을 김병기 써 놓고 ‘야 그러면 내 이름은 한국 이름 아니냐?’ 그랬더니 그제야 ’헐~ 선생님 이름도 한국 이름이네?’ 그래서 걔 이름을 한자 이름으로 지어 줬는데, 그러면서 설명을 했어요.
착각을 많이 해요. 한글은 스물 네자에요. ㄱ, ㄴ, ㄷ, ㄹ, 하고 아, 야, 어, 여, 하는 거. 그것이고 그다음에 한국어는 한국 사람들이 쓰는 말이에요. 그 말은 세 종류예요. 하나가 고유한 한국어, 순 우리말. 나라, 우리, 미나리, 개나리, 나들목, 이런 것들. 그다음에 외래어. 담배, 호텔, 스크린, 이런 것들. 그다음에 많은 것이 한자어예요. 한국어를 구성하고 있는 언어 중에서 한자로 온 언어가 한국어가 70%가 넘어요.
한자어에서 된 언어를 가르치면서 한자를 전혀 무시하고 가르치니까, 한글만 써놓고 읽어보니까 뭔 말인지 모르는 거예요. 그래 가지고 심지어 학생이 선생님한테 새배하러 와서 ’선생님 명복을 빕니다.‘ 그랬다는 거 아녜요~ (방청객 웃음) 실제로~
’쑥대머리‘라는 노래가 있어요. 춘향가에 나오는 거. 그 학생들한테 야, 이거 고전도 좀 듣고~ 그래서 그런 쑥대머리 노래 정도는 알아야지. 근데 한자어가 많아요. 쑥대머리가 무슨 뜻이야? 그랬더니 학생 하나가 요렇게 쳐다보더니 ‘교수님이요~’ 그러는 거예요. (방청객 웃음) 그래서 ‘왜?’ 그랬더니 ‘쑥~ 대머리’래요. (방청객 웃음) 그래서 쑥대머리는 그게 아니고 봉두난발이라는 말 알아? 근데 그 말은 들어본 거예요.
봉두난발. ‘근데 그걸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알아?’ ‘몰라요.’ 쑥대 봉, 머리 두, 흩어질 난, 털 발. 쑥대처럼 막~ 쑥대는 반듯이 자라지 않아요. 엉켜서 자라요. 쑥대처럼 엉키고 그런 머리를 쑥대머리라 하는 거야~ 원래는 그것도 봉두난발에서 온 말이야~ 라고 얘기 하고 쑥대머리 가사를 쭉 설명을 해줬더니, 정말 그 짧은 가사이지만 의미가 깊거든요.
근데 한 명 읽을 줄 모르고 읽어도 뭔 말인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우리 고전이나 우리 책을 읽어본들 무슨 재미가 있어요? 그러니까 학생들이 아예 독서를 안 해요. 학생들 독서율이 빵점이에요. 그리고 뭐만 보느냐, 지네들끼리 낄낄대는 짤만 봐요, 짤. 짤이 뭔지 아시잖아요. 짧은 영상들이 있잖아요.
재미있는 거. 그러다 보니까 학생들 실력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거예요. 형편없다는 말 아시죠?
‘저놈의 집안이 형편없는 집안이야’ 그렇잖아요.
동생 놈이 지가 잘났다고 형 편을 안 들어주면 그게 바로 형편없는 집안이야. (방청객 웃음)
동생이 형 말을 들어줘야 하는데~ 동생이 지가 잘났다고 형 편 안 들어주면 형편없는 집안이라니까요~
이 한자를 모르다 보니까 문해력이 너무 떨어져요. 학생들 진짜 공부를 못해요. 여러분들 댁에 가셔서 자녀분들이나 혹은 손자 손녀들, (방청석을 가리키며) 대부분이 자녀일 것 같은데, 공부를 잘하게 하려면 한문을 가르치는 거예요. 우리 한국 사람들한테 한자를, 인식을 다시 시켜야겠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그 책을 써서 내년에 나옵니다. 꼭 가서 보시면, 아~ 세상이 달리 보일 거에요, 중앙일보에 제가 칼럼을 일주일에 두 번씩 써요. 팬들이 많아요. 왜냐하면 제가 필통병 환자거든요. 다 내 펜인 줄 알고 갖다 집어넣어. (방청객 웃음) 모두가 내 펜인 줄 알고 집어넣고 그러는데, 아~ 많이 봐요. 근데 그것이 나름대로 한국 사회에 한자에 대한 인식과 서예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은 바꿔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고거를 토대로 해서 내년에 책을 낼라 그러는데, 한자를 배우시면 정말 공부를 잘하게 됩니다.
제가 공부를 무지하게 잘했거든요. 제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 들어가기 전에 우리 아버님 덕택에 천자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외었었어요. 그리고서 학교를 들어갔더니, 그야말로 한자 말로, 과목성송, 눈이 지나가면 다 외어버려. (방청객 : 오~) 그래서 국어책 같은 거 있잖아요, 우리집이 가난해서 책을 안 사주니까~ 동화책 같은 거 보고 싶은데~ 그놈의 소공녀만 한 열 번도 더 봤을 거예요.
집안일 돕다 보니까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걸어 다니다 공부하고도 쭉 1등을 했었는데, 2학년 들어오면서 풀어야 하니까~ 책상 앞에 안 앉으면 못 하는 공부잖아요. 그러니까 점점점, 체력은 안 되고. 떨어져 가지고 참~ 사춘기를 슬프게 보냈어요. 정말, 나는 왜 이럴까?
그런데 결국은 다 극복을 하고 이제 요즘에 이래도~ 대한민국에서 조금 알아주는 선생님이 되어서 이렇게 여러분들도 만나고 어떻게 됐는데, 얘기가 길어졌습니다만 그 힘이 바로 어디서 나왔냐면, 한자예요.
단연코 한자예요. 그런데 그 필요한 한자를 많은 사람들이, 그 좋은 한자를 왜 우리가 안 쓰게 됐어요?
우리는 한자를 왜 없앴을까?
얘기하면 박정희 탓을 해요. 박정희 때 한자를 안 가르쳐서 그런다고.
그런데 여러분들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 ’우리로 하여금 한자를 못 배우게 하고 아무도 안 배워야 한다고 세뇌를 시키고, 한자를 싹 없애버리고, 신문에서 한자를 없애고 교과서에서 한자를 없애라‘라고 한 게 누구냐 하면 미 군정청이었다는 사실을 알으셔야 해요. 미 군정청에서 그런 거예요.
1945년에 우리가 광복이 됐어요. 광복이 됐는데 1945년 11월 8일 날 미군정청 법령 제2호로 선포한 게 바로 한글전용법이에요. 그 당시에 광복이 됐을 때 우리가 얼마나 혼란스러웠습니까. 혼란스러운 그때 필요한 법이 경제에 대한 법 제1호가 화폐에 관한 법률이었어요. 생활해야 하니까. 그런데 경제에 관한 거, 치안에 관한 거, 얼마나 많은 법안이 필요했겠어요? 그런데 뭐가 그리 급하다고 한글전용법을 미군정법령 제2호로 선포를 하냐고요~ 걔들은 다~ 알고 왔어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조선이란 나라를 우리가 통치하기 위해서는 역부족이다. 조선의 문화가 미국 문화보다 훨씬 높다. 이 고급 문화를 가진 백성들을 우리가 지배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갑자기 조선보다 높은 문화를 가질 수는 없다. 그러면 조선은 문화를 빼놓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조선이란 나라는 한자로 모든 역사와 전통 문화가 한자로 기록돼 있다.
조선이란 나라에서 한문만 빼내고 나면 조선이란 나라는 신생 독립국이 되고 만다, 전통문화가 없는. 그거를 가지고 그 전략을 하기 위해서 미군정청에서 한글전용법을 만드는 거예요. 그럼 남한만 그랬느냐? 북한도 똑같이 했어요. 소련이 들어와서 스탈린이 특별 명령으로 김일성이 한테 3년 이내에 한자를 없애~ 그랬어요. 그래서 김일성이 현지 지도를 다니면서 한자를 없앴어요.

<김병기 교수의 공산성이야기>
그래서 3년 만에 북한은 한자를 한 글자도 싹 사라지고 교과서, 신문에.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관습이 남아 있어서 신문에 썼어요. 강제로 못 하니까 민주주의 국가니까. 그런데 북한 찬양하는 건 아니에요.
1965년에 김일성이 한자를 전부 다 다시 살려~ 해 가지고 북한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의무적으로 3000자를 가르칩니다. 지금도. 그 결과 조선왕조실록을 남한보다 훨씬 먼저 번역을 했고, 고려사 고려사를 지금도 전부 다 북한이 먼저 번역을 했어요. 그걸 번역하고 나니까 남한에서 가져다 어~ 우리도 해야겠다 해서 번역도 하고 그랬는데, 김일성이 왜 그랬냐 하다 보니까, 편리할 줄 알고 했는데 학생들의 지식수준이 너무 떨어지고 우리 전통문화가 말살되는 거예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한자를 다시 살린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한번 관성이 붙으니까 계속 한자 써야 한다 안 쓴다 싸우다 결국은 한자를 안 쓰는 게 좋다는 쪽으로 굳어져 가지고 지금 한자를 안 쓰고 있어요.
이게 우리에게 얼마나 큰 불행인지를 정말 느끼셔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한글, 우리의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만 있으면 이게 세계적인 우수한 글자고 그렇다고 하는데, 한글, 우수한 문자예요. 세계에 그런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정말 우수한 문자예요.
우리의 자랑이에요. 그러나 한글은 한자와 함께 쓸 때 10배 이상 값어치를 내요. 문해력이나 이런 면에서. 그리고 언어는, 문자는 알수록 좋아요.
5000년 역사와 문화가 녹아있는 한자
세계의 문자는 크게 두 종류예요. 둘로 나눠요. 하나가 뭐냐면 뜻글자, 하나가 소리글자예요. 근데 사람들은 소리글자가 과학적이라고 그러는데 소리글자는 소리글자대로 과학적인 장점이 있지만 뜻글자는 뜻글자대로 엄청 장점이 있어요. 엄청 장점이 있어요. 서양 사람들은요, 셰익스피어가 400년 전 인물이에요.
셰익스피어의 초간본 책을 갖다 주면서, 제가 실험을 해 봤어요, 저희 대학에 영문과 교수님이 계시는데, 나보고 김 교수는 뭔 이 시대에 한자 쓰자는 얘기를 그렇게 하고 다니느냐고 그래서, 그래요? 그러면 셰익스피어 초간본 갖다 주면 지금 읽을 수 있어요? 그랬더니 ‘그거 그 고대 용어라서 절대 못 읽는데’. ‘거봐요, 못 읽잖아요’.
근데 논어는 3000년 전 책이거든요. 근데 한자 말로 논어도 있고 역경도 있고 다 있거든요~ 그게 바로 뜻글자가 가진 장점이에요. 3천 년 전에도 뿌리는 뿌리 근 자면 돼요. 바람은 바람 풍 자 하는데, 그때도 바람 풍, 지금도 바람 풍. 뜻이 그대로 있어요. 근데 소리글자는 소리로 전달되다 보니까, 옛날에는 바람이라 했던 것이 보람이 됐다 했더니 몰라요. 조선시대에는 ‘불휘 기픈 남간 바람매 아니 뮐세’ 그러잖아요. 지금 ‘불휘, 불휘’ 해봐요. 누가 알아들어요, 뿌리라 해야지~
그다음에 공간적으로 달라요. 경상도 사람들이 가면 달리기를 쪼치바리라고 그래요. 전라도에는 담박질이라고 그래요. 제가 중국 유학 시절에 유학생 체육대회를 하는데, 경상도 친구들이 ’김샘~김샘~ 쪼치바리를 누가 하노, 쪼치바리를 누가 하노‘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못 알아들어 ’쪼쭈바리가 뭐야?‘ 그랬더니 ’쪼쭈바리 모르노?‘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담박질?‘ 그랬더니, 일부러 그랬더니 ’그럼 담박질이 뭐요?‘ 그러는 거예요. (방청객 웃음) 서로 모르는 거예요. 근데 한자로 쓰면 달릴 포, 달릴 주. 시간적으로 3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경상도나 전라도나 중국이나 한국이나 그 글자면 다 통한다고. 시간적으로 3천 년전이나 지금이나, 전라도나 경상도나, 중국이나 한국이나, 그 글자면 다 통한다고요.
엄청난 장점이 있는 거예요, 한자가~ 근데 그것을 같이 쓰면, 전 세계에서 뜻글자가 가진 그 장점을 그대로 살리고, 세계에서 최고 과학적인 소리글자인 한글의 장점을 써서 양쪽의 장점을 다 살려 쓸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문화선진국 한국, 한자의 장점을 살려야
일본 가나 문자가 좀 있죠. 근데 일본 가나 문자는 우리 한글하고는 비교가 안 되니까~ 걔들 조금 흉내를 내는데~ 정말 이 우수한 한글과 한문을 함께 써서 잘 쓰면 세계적인 문화 국가가 될 수 있단 그 말이죠. 근데 그거를 다~ 잊어버리고 그래 갖고 전통 문화도 다 사라지고.
아니~ 추사 김정희 선생의 뭐 추사체를 창조한 대단히 유명한 우리나라 최고의 명필이고, 말로는 잘해요. 근데 추사 글씨 갖다 주고 ’이게 왜 좋아? 왜 명필이야?’ 대한민국 국민 중에, 대한민국 최고의 인텔리겐차라는 교수들한테도 자기가 그 전공을 하는 사람한테 추사 글씨를 갖다 주면서 ’이게 우리나라 최고의 명필 글씨라는데 아름답게 느껴집입니까?’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대한민국 국민이 1%도 못 된다고 생각을 해요. 우리가 문화 선진국인 것 같아도 문화 선진국이 아니에요. 한류가 떠 가지고 케이팝이 세계를 휩쓸고 다니고 그러니까 엄청난 문화국가인 것처럼 희미한 착각 속에 밝아오는 저 챙피를 하고 있는 거에요. 지금~ (방청객 웃음) 문화국가가 아니에요.
우리 전통문화를 다 까먹었어요, 몰라요. 중국이 뭐 우리 한류가 있으니까 중국에서도 막 한류가 유행하고 그러니까 중국도 우리가 문화적으로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정말 희미한 착각 속에 밝아오는 챙피예요. 중국은 우리처럼 한류는 없지만 걔네는 한풍, 한자 바람. 전 세계에 중국어를 보급시키고 있잖아요. 말을, 공자학원. 그렇게 해서 중국어를 보급시키고 중국어 전통문화, 중국은 서예를 초중고등학교에 일주일에 한 시간 내지 두 시간 이상은 필수 과목으로 보급을 시키고 있어요.
그리고 자기 문화를 이제 유럽 문화를 제치고 자기 중국 문화를 가지고 전 세계의 문화를 장악하고 있다 이거예요. 엄청난 겁니다. 엄청난 거예요. 그 작업을 지금 다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우리나라 땅도 다 중국 거다, 옛날에. 그렇기에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역사를 전부 다 중국에 예속된 역사로 바꿔놨잖아요. 중국의 포털 사이트에 바이두에 들어가 가지고 중국애들 지네들끼리 토론하는 걸 보면요,
눈이 뒤집혀요, 눈이 뒤집혀요. 이미 북한은 중국 거예요, 이미~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북한에다 뭘 줘야 해요, 좀~ 그거는. 걔들은 주잖아요. 만약 북한이 붕괴되면 우리는 아~ 미몽, 꿈을 꾸면, ’야~ 북한이 붕괴되면 자연히 남북통일이 될 거야~‘ 이거야말로 희미한 착각 속에 밝아오는 챙피예요. 북한이 무너지면 그냥 들어오는 게 중국이에요, 바로~ 그러면 그제서야 ’어~ 우리 건데~‘ 누가 들어주겠어요?
걔들은 이미 역사적으로 고구려, 고조선까지 해서 발해, 전부 다 중국의 땅이었다고, 변방 국가였다고 다 만들어놨어요. 그래서 그것을 영어, 독일어로 번역해서 전세계에 지금 퍼트리고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무너져 가지고 그렇게 되면 전 세계 사람들이 그렇게 다 그렇게 알고 있는데, 그래 가지고 오죽했으면 시진핑이 가 가지고 트럼프 만나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일 때, 대한민국은 중국에 속국이었다는 얘기를 공식적으로 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물적 지원까지 다 해줘요. 하면서 하는 얘기가 무슨 얘기냐, ‘아니, 그게 우리나라에 있기 때문에 걔네들 못살 때도 우리가 다 지원도 했잖느냐~ 그러니까 우리가 접수 해야지.’ 우리는 할 말이 없어요, 진짜. 북한이 통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거, 이거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느끼고 알고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 중에 아마 5%도 안 될 거예요. 안 가르치니까. 그리고 중국 사이트나 이런데 들어가 볼 수 있는 눈들이, 영어로 된 것은 볼 줄 아는데, 아무도 볼 줄을 몰라요, 젊은이들도. 그러다 보니까 먼~ 발치로 영국, 이탈리아 이쪽 바라보고 있는 사이에, 가까이 있는 중국에 의해서 나라가 통째로 잠식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가 한자를 정말, 그리고 그런 문제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 문화를 키우기 위해서도 우리가 세계적인 문화국가가 되기 위해서도 한자는 정말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늘, 시 이야기를 하게 됐지만 일단 맛보기로 이렇게 멋있는 시를 한 번 한 다음에 한시가 좋네?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렇게 한자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면 많은 분들이 어쩌면 그러겠다는 생각을 하실 것 아니에요? 오늘 이야기의 상당 부분은 바로 한자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하자, 그리고 여러분들 자녀들한테 한자를 가르치자, 그러면 공부는 저절로 잘하게 된다. 이거를 꼭 좀 말씀을 드리면서 다시 시로 돌아가 가겠습니다.
증별(贈別)
(杜牧 「贈別」 其二)
多情卻似總無情,
唯覺樽前笑不成.
蠟燭有心還惜別,
替人垂淚到天明.
이게 중국 시인데요. 중국 시 한 수 해 볼게요. 이게 두목이라는 사람의 ’증별‘이라는 시예요. 줄 증 자, 이별에 앞서서 주는 시예요. 근데 이 시를 여성한테 준 거예요. 근데 그 당시 이 여성은 누구겠어요?
당연히 기녀예요, 기녀. 근데 그 당시에는 남성 중심사회였으니까. 그런데 이 사람은, 두목이라는 사람은 아주 깔끔했어요. 기녀들이라고 해서 사랑할 수 있잖아요, 그 당시 사회에, 요즘엔 안 되지만. 그런데 그런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질척질척하니, 끈적끈적하게 그런 사랑을 나누는 거 하는 사람도 있고, 고슬고슬하게, 맑은 물이 뚝뚝 떨어지게,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그런 사람이에요. 양주에 있을 때 어떤 여인 하나 알게 됐어요. 근데 자기가 발령이 나 갖고 딴 데로 가게 됐어요. 그래서 ‘야, 너 인제 헤어져야겠다.’ 그 당시는 기차도 없고 보니 멀리 떨어지고 나면 못 만나잖아요. 그러면서 지은 시예요.
너하고 나하고 다정하지, 다정한 사이지. 각(각) 자가 오히려 각 자예요, 도리어 각 자. 당신과 나, 굉장히 다정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似) 자는 뭐 뭐 한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에요. 무정, 우리 다정한 사이인데 오늘 이별 앞에서 오히려 무정한 듯이, 정이 없는 듯이 그러고 있네? 라고 첫 수를 띄었어요. 이제 진짜 사랑인 거예요. 어차피 헤어져야 해. 어차피 헤어져야 해. 헤어져야 됐을 때, 그런 상황이 됐을 때, ’오빠 가지마, 가면 나 죽어버릴 거야~‘ 그럼 어떻게 가겠어요. 정말 어차피 헤어져야 한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가게, 나 하나도 사랑하지 않았어~, 괜찮아, 편안하게 가시오~ 라고 하는 게 진짜 사랑이란 말이죠. 그 의미인 거예요. 우리 다정한 사이인데 이렇게 무정하게 앉아있지? 라고 한 다음에, 그다음에, 그런데~ 무정하기는 한데, 옛날 같으면 술잔도 기울일 때 막 아재개그도 하고 깔깔대고 웃기도 하고 그랬을 때, 오늘 웃음은 안 나온다 잉~ 그런 거예요.
우리 다정한 사이인데 무정한 듯이 앉아있으면서 오직 느낄 수 있는 것은 술동이 준 자, 앞 전 자, 술동이 앞에서, 웃음 소 자, 아니 불 자, 이룰 성 자, 웃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무정하니 썰렁하니 앉아있으니까 웃음은 안 나오는 거예요. 그게 뭔 분위기인지 알겠죠? 해 보신 분들은 알아~ (방청객 웃음) 뭔 분위기인지 알겠죠. 이런 상황으로 뻘줌하게 앉아있는거야. 밤이니까 촛불이, 납 촉이 바로 촛불이에요, 밀랍 납 자 촛불 초 자. 촛불이 마음이 있어 가지고, 있을 유, 마음 심. 마음이 있어 가지고, 환 자에서 오히려 라는 뜻이에요, 돌아온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석, 애석하게 여길 석, 이별 별. 촛불이 마음이 있어서 오히려 이별을 야속하게 생각을 해 가지고. 저런 마음 속으로 엄청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안 주려고 가라고 그러면서 무정한 듯이 저렇게 앉아있네~ 쯧쯧쯧쯧~하면서 촛불이 옆에 그거를 바라보고 있으면서~ 채인수루도천명, 사람들이 그렇게 뻘쭘하며 앉아있으니까, 사람을 대신해서 눈물을 흘려 흘려, 날 샐 때까지. 카~ 소리가 안 나옵니까? (방청객 웃음) 아니,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는 그 표현을 못 하고 있으니까~ 촛불이라는 놈이 옆에서 눈물을 뚝~뚝~ 촛농~ 떨어트려서 새벽녘까지 눈물을 떨어뜨리고 있다 했단 말이죠. 이게 서양의 하이네인지 바이런이니 사랑 시로 유명한, 이런 사람들 시보다 한~ 치산 더 깊잖아요~
이런 시들의 중국 시를 우선 소개를 했습니다마는 한국 시 중에도 수도 없이 많아요. 근데 그거를 우리 국민들이 하~나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슬픈 일이에요.
몽혼(夢魂)
(조선 선조 때 여류시인 이옥봉(李玉峰) 「몽혼(夢魂)」)
近來安否問如何,
月到紗窓妾恨多.
若使夢魂行有跡,
門前石路已成沙.
몽혼. 꿈속에 달려간 꿈속을 달려간 나의 혼, 그 뜻이죠, 해석을 하자면. 꿈속에서 당신 곁으로 달려간 나의 혼, 이런 뜻이에요. 근래안부, 이것도 남자가 한번 정만 들여놓고 안 와~ 안 오니까 이제 근래안부문여하, 요즘 안부가 어떠세요? 여하, 어떻하시냐고 묻고 싶어요.
내가 있는 곳은 월도사창, 사창은 비단 창가예요. 우리나라는 종이로 발라요, 문을. 종이가 좋으니까. 그런데 중국에서는 종이가 나쁘니까 비단으로 발랐어요. 그게 바로 사창이에요. 비단 창가에 달이 왔어요. 다른 비단 창가에 이르렀는데 첩한다, 첩은 자기가 첩이라는 뜻이 아니라, 오늘날 여기는 나쁜 의미의 첩이라는 뜻이 아니라, 여성들이 남성들에 대해서 자기를 낮춰 얘기할 때 첩이라고 그랬어요.
옛날 사극 보면 왕비도 왕에 대해서 ’신첩은‘ 그러잖아요. ’저는‘ 이라는 뜻이에요. 달빛은 비단 창가에 달빛은 와 있고요, 저는 한, 저의 한은 많기도 해요~ 라고 한 다음에 이 한 많은 여인이, 만약에 약 자가 같을 약 자가 아니라 만일 약 자, 만약에 사, 사역동사예요, 뭐뭐로 하여금, 몽혼, 꿈속을 헤매는 나의 혼으로 하여금, 행유적, 귀신은 발자국을 안 남기잖아요. 여러분들 저기 봤잖아요. 파묘~ 귀신 발자국 없이 미국까지 착~ 가잖아요. (방청객 웃음) 관 뚜껑 열자마자~ 발자국 안 남기고 가잖아요.
근데 만약에 내 이 꿈속의 혼이, 행적, 발자국이에요, 자취 적 자. 자취를 남길 수 있다면 아마도 당신의 집 문 앞의 돌길은 이미 모래가 됐을 겁니다. 왜? 내 발길로 다 닳아져 갖고. 카~ 저 앞에 박수 쳐 드려야 돼. (방청객 박수) 이런 시, 아 얼마나 깊습니까? 이런 시. 예. 그다음에 이제 황진이의 시도 너무 멋있는데, 시간이 없으니까, 하여튼 하는 데까지 해보겠습니다.
간죽문(看竹門)
(西厓 柳成龍 「看竹門」)
細雨春江上,
前山淡將夕.
不見意中人,
梅花自開落.
그다음 여성들만 그런 감정이 있었느냐? 유성룡 선생의 시예요, 이 시는. 간죽문, 대나무로 된 문. 대나무 울타리를 지어 놓고 대나무를 사이에 문이, 그런 문인데, 이것도 재미있어요, 그냥. 편안하면서도. 세우충강상. 봄 강물 위에 가랑비가 내리고 있어요. 세우. 새우 소금구이 새우 가 아니라 (방청객 웃음) 가는 비가 내리고 있어요. 가는 비가 내리다 보니까 전산, 강 넘어로 보이는 저~ 앞산은 담백하기가, 희미~하다 그 말이에요. 담담하게 한가운데 장석, 장차 해가 저물어 저녁이 될라 그래요.
풍경을 한 번 생각 해 보세요. 가랑비는 오고 강 건너편으로 산은 있고, 그런데 그게 뿌~옇게 안개처럼 피는데, 저녁 어둠까지도 살금살금~ 밀려온다 이런 뜻이에요.
그런데 왜 나는 내 마음 속에 있는 사람을 볼 수가 없어요? 불견의중인, 기다리고 있는데 내 마음 속의 뜻 속에 있는 내 의지 속에 의중에 있는, 의중이야 의중. 의중에 있는 사람을 볼 수가 없는 채로, 매화자개락, 매화 꽃만 스스로 피었다 떨어지는구나.
여기서 의중인이란 뜻 속의 사람. 이 말도 송나라 때 유명한 시인이 있었어요. 이 사람의 별명이 잠삼중이야. 장삼중. 사람들이 장삼중이라고 불렀습니다. 왜 이 사람의 시를 보면 너무나 눈물도 많고 정이 많아요. 정이 막 주체를 못 해. 아주 모범적인 시청각 교재를 이용하자면 저 같은 사람. (방청객 웃음) 정이 많아 가지고. 이렇게 되다 보니까, 심중사, 마음 속에는 항상 사연이 있어요. 의중인, 자기 의중에는 누군가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안중루, 눈에서는 항상 눈물을 머금고 다녀요. 그래서 당신은 이 중 자 세 개의 삼중이라고 했어요. 이런 의중인, 심중인, 중 자를 넣어 가지고 나온 노래가 바로 우리나라의 현인이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 옛날 옛날 노래,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아시죠? 그 노래의 본래 제목이 몽중인이에요, 몽중인. 꿈속의 사람. 우리는 그것을, 제목이 뭔지 우리말로 뭔지 모르겠는데, 꿈속의 사랑. 우리도 꿈속의 사랑이라고 했어요. 그게 바로 거기서 나온 말이야. 하여튼 이런 거. 근데 이런 거, 이거를 패러디 해 갖고 지은 최남선의 시조가 바로 이거에요.
가만히 오는 비가 낙수져서 소리하니
오마지 않는이가 일도 없이 기다리져
열릴듯 닫힌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여러분도 그런 적 있잖아요, 문 열어 놓고. 저는 토요일 날마다 그래요, 문 열어놓진 않는데, 카톡을 보다 보면 어떤 때는 허전해. 그 전까지는 그래도 여러 답 오거든요? 근데 토요일 날 보면 아무도 안 보네. 토요일 날쯤 되면. 그때 저한테 누가 카톡을, 다정한 카톡을 보내주면 그 사람 점수를 따는 거예요. (과거 제자 방청객을 향하며) 잘 들었지? (방청객 웃음) 토요일 날 일요일 날 쉬다 보니까~ 이런 거, 그다음에,
<月沈沈, 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蕙園>
세한도
이것도 세한도인데~ 이것도 이 그림을 아시죠. 다 봤죠. 이 그림~ 월하정인도라 해 갖고 달빛 아래에서 이렇게 뭔가 수작을 걸고 있는, 이렇게 보고 있는 그림인데 이 그림을 보면서 요 글을 읽으려는 사람은 없어요. 아무도 못 읽어. 못 읽고 읽을 생각도 않고. 근데 읽어보면 기가 막혀요. 이게 뭐라고 써져 있나면, 월침침 야삼경, 그다음 구절, 양인심사양인지라~ 달은 침침하고 밤은 삼경 깊었는데 두 사람 마음을 두 사람이 서로가 아네? 뭔 말이 필요하겠어요? 두 사람 마음을 두 사람이 서로 안다는 데. 그런데 이런 시들을 시하고 그림하고 같이 보면 이건 기가 막힌 거예요, 기가 막힌 거, 근데 그걸 몰라.
이태묵 선생 혹시 전화번호 아시면 한 번 뿌려주세요. 그게 그림에 관한 얘기예요, 그림. 근데 그 그림도 아무도 그 그림을 보면서 아~ 이 그림이 정말 잘 그렸다라고는 했는데 그 시를 해석을 해 볼 생각을 안 했더라고요. 근데 시를 해석해 봤더니, 와~ 놀랬어요. 이 시대에 하고 탁~ 맞는 시야. 그래서 그걸 칼럼으로 쓸라고 아마 게재하게 되면 이런 거, 그다음에 ’여운은 사색으로 남아‘. 요즘에 전부 다 검색만 하지 사색을 않잖아요~ 근데 이 시 한 수가 얼마나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지~ 이거를 한번 느껴보라고 하는 시인데 이게 주휘가 쓴 관서유감(觀書有感)이라는 시예요.

관서유감(觀書有感)
半畝方塘一鑑開, 반이랑연못이 거울처럼 열렸네.
天光雲影共徘徊.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그 속을 떠다니는구나.
問渠那得淸如許, 그대에게 묻노니물이 어쩜 이다지도 맑을 수 있나요?
爲有源頭活水來. 수원지에서 샘솟는 활수(活水)가 내려오기 때문이지요.
책을 읽고서라는 시인데, 이 시를 보면서 사람들이 관서유감이잖아요, 책에 관한 이야기인데 여기 보면 책에 관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습니다. 반무방당일감개. 반무, 이랑 무 자예요, 반 이랑, 방 자는 네모진 연못에 하나로 거울처럼 연못이 열렸구나. 그랬더니 연못물이 너~무나 맑다 보니까 천광운영공배회, 하늘빛과 그림자가 그 속으로 떠다니는구나, 너무 맑으니까. 그래서 그다음 물어봤어, 물한테. 너 어쩜 그렇게 맑냐? 하고 물어봤더니, 응~ 나요, 차 수원지에 위에서요, 살아있는 펑펑 솟아나는 샘물이 있어요.
그것 때문에 이렇게 맑아지는 거예요. 이게 관서유감하고 뭔 관계가 있냐고요~? 근데 이 시를 학생들한테 이 얘기를 해줘도 몰라. 그래서 한마디만 설명해 주면 금방 알아요. 사람은 평상시에 살다 보면 욕심을 부리느라고 마음이 흐려질 수도 있고, 그다음에 남 미워하느라고 흐려질 수도 있고, 내 마음이 흙탕물처럼 흐려질 수도 있다. 저 연못 물이 또 흐려졌는데 흐려졌던 연못물이 다시 맑아질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에 그래요? 위 수원지에서 들어온 새 물, 살아있는 물, 퐁퐁 솟는 물이 계속 흘러들어오니까 희석돼서 맑아졌잖아요. 그러면 네 마음도 흐려질 수 있어요. 욕심도 생길 수 있고. 그런데 그 흐려졌던 마음이, 생수에 비유할 수 있는 게 뭐예요? 책. 책을 읽으면 네 마음이 다시, 저 연못 물이 맑아지듯이 네 마음도 맑아질 수 있다~ 그 말입니다.
昨夜江邊春水生,
蒙沖巨艦一毛輕.
向來枉費推移力,
此日中流自在行
두 번째 수가 작야강변에, 어제 저녁 강가에 춘수생, 봄물이 생겨나더니, 어제 저녁 강가에 비가 몽땅 왔어요. 생겨 나더니 몽충, 몽 자가 입을 몽 자, 충 자가 채울 충 자. 채워짐을 입어 가지고, 비가 많이 오니까. 거함이, 큰 배가, 일모경, 한 털처럼 가벼워졌어요. 비가 오니까 물이 불어나 가지고. 향래왕비추이력. 향래는 지금까지, 어제까지, 비 오기 전까지, 지금까지 줄곧, 헛될 왕 자, 소비할 비 자. 헛되이 소비했는데, 뭐? 물이 없으니까. 배를 밀고 다니느라 헛되이 힘을 썼는데 차일, 비가 온 오늘 날은 오늘은 강 한가운데서 배가 자재행, 자유자재로 떠다닌다.
이것도 독서하고 뭔 관계냐고요~ 어제까지 공부를 안 해 가지고 지식이 없어도 뭘 몰라. 맨 머리로 세상을 살았어. 빈 머리로 세상을 살았어. 그럴 때는 세상이 그렇게 힘들더니. 내가 공부를 해 가지고 머릿속에 꽉~ 차고 나니까 세상이 그렇게 쉬워졌어요. 요 얘기다 말이죠. 관서유감 책을 보면서 느낀 감정을 연못의 흐려진 연못이 맑아지는 까닭, 정신 수양이죠? 그다음에 지식함양, 배의 강물이 불어나니까 배가 저절로 떠가는 이런 상황. 이걸로 비유를 해서 주휘가 시를 지었다 그 말이에요. 이 시를 보면 저절로 생각을 해야 하잖아요. 사색이 되잖아요. 그래서 우리 아들놈한테 중학교 2학년 때 이 시를 가르치면서 이걸 설명을 하면서, ’야, 이게 봐라~ 비가 물이 없는 데서 배를 끌고 가는데 얼마나 힘들게 했느냐~‘ 그랬더니 ’아, 근데 그러면 배에 사공이 많으면 배를 배가 산으로 간다 그 말도 있잖아요.‘, ’그러지~ 그 말고 있지~‘ 그랬더니, ’그러니까요, 사공이 많이, 많아 가지고 힘을 합치면 배를 산으로까지 끌고 갈 수 있잖아요~‘ 그러는 거예요. (방청객 웃음) ’에라 이~‘ (방청객 웃음) 그런데 그제서야 그 말은 그 말이 아니다 하니까 ’아, 그래요?‘ 했는데 이 정말 사색거리가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사색거리 뿐만 아니라 정말 할 수 있는 거리가 많아요. 요거. 다 좋은 시라 안 할 수가 없네요.
시간은 자꾸 가는데~ 요즘 학생들이 취업이 안 돼요. 취업이 안 돼서 어떤 학생 하나가 최근에 가르친 학생인데 임용고시 준비를 열심히 했어요. 중고등학교 선생님 될라고, 중국어 선생님을 하려고. 그런데 1년에 한 열 댓 명씩 뽑았어요. 근데 몇 년 전에 가가 열심히 정말 공부를 한 그 해에 갑자기 중국어 교사 한 명도 안 뽑아요. 1년, 2년 하고, 전에 한 번 떨어졌어요. 떨어지고 두 번째 정말 열심히 해 가지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마음먹고 시험 보려고 그러는데 하나도 안 뽑아버려. 얘가 헐~ 황~ 너무 허망하니까 저를 찾아왔어요. 찾아와 가지고 눈물을, 저한테 이렇게 왜 울러 오는 학생들이 많아요, 이렇게. (방청객 웃음) 와서 또 그래서 앉아있어라~ 하고는 제가 이 시를 즉흥으로 진짜, 이 시를 한 수 써 가지고 주면서 해석을 해 줬더니 더 우네~
君何先達我何遲,
秋菊春蘭各有時.
莫道當年先折桂,
廣寒猶有最高枝.
근데 이 게 뭔 시냐 하면, 나세찬이라는 사람 시인데, 군하선달아하지. 그대는 어찌하여 선달, 먼저 잘 나가고, 달할 달 자, 통달한다 도달한다, 우리말로 하면 잘 나간다는 뜻이에요. 그대는 어쩐 일로 그렇게 먼저 잘 나가는데 나는 어쩐 일로 터덕거려, 늦어? 그렇게 한탄하는 사람이 있거든 딱 이렇게 얘기해 주세요. 추국춘난각유시라~ 가을 국화와 봄 난초가 피는 철이 다르니라. 다 말이 필요 없잖아요. 요 구절 하나, 추국춘난각유시라~ 봄 가을 국화 봄 난초가 피는 시절이 같으니라, 다~ 그런데 말이다, 막도당년선절계~ 저기 과거시험 봐서 지금 합격했다고 어사화, 계수나무로 꽂아주잖아요.
그거고 꽂은 사람들 자기가 지금 잘났다고 막 말하지 말아라. 당년, 이 해에, 먼저, 계수나무 가지를 머리에 꽂은, 어사화를 꽂았다고 자랑을 하는데, 그 별 볼 일 없어, 구름 낀 밤하늘이야, 별 볼 일 없어. 왜냐하면 광한유유최고지, 달나라에 가면 최고 높은 계수나무 저 달나라에 따로 있어. 지상에서 1등 했다고 과거 좀 봤다고 여기다 계수나무 꽂은 거. 그거 아무 것도 아니요.
진짜 높은 계수나무는 달나라에 따로 있어, 너 그것 따. 그렇게 해서 이 시를 지었다는 말이죠, 이 시를, 나세찬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자기 자식들한테 훈계를 했어요. 근데 이거를 누군지는 모르겠어요. 누군가가 더 쉬운 말로 이렇게 변형을 시켰어요.
一尺孤松在塔底,
塔高松底不相齊.
請君莫謂松長短,
松長他日塔還低.
변형을 시켜 가지고 뭐라고 했냐면, 일척고성제탑저. 한 척 남짓한 외로운 소나무가 탑저, 밑 저 자입니다. 탑 아래에 있네. 그대로 소나무가 탑 아래에 있어요. 그랬더니 되니까 어떻게 돼 있어요? 탑고송저불상제. 탑은 높고 소나무는 낮아서 불, 아닐, 상, 서로, 제 자, 가지런할 제 자, 서로 가지런하지 않아. 탑은 요만하다 그 말이에요. 가지런하지 않아요. 그런데 청군막위송장단. 그대여, 막위, 말하지 마시오. 뭐라고? 소나무가 기니 짧으니 그런 말 하지 마시오. 장단을 이야기하지 마시오. 송장타일탑환저. 소나무가 자라고 나면 자란 다른 날은 아마 탑보다도 소나무가 더 높을걸? 탑이 낮고 소나무가 높을걸? 송장타일, 소나무가 자란 다른 날은 탑이 오히려 낮을 걸? 너 지금 1, 2년 늦었다고 터덕대지만 슬퍼하지 마. 네가 전보다 더 나중에 잘 자랄 수 있어라고 해 가지고 이거를 또 제가 또 한 글씨 쓰잖아요~ (방청객 웃음)
저분이 내가 그 얘기를 했더니 아따, 저 양반 되게 자뻑이다 그러시는 표정인 것 같아요. (방청객 웃음)
근데 이거를 진짜 즉흥으로, 조선 한지 좋은 거 가지고, 앉아있으라 그러고, 와서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징징대는 얘들한테 가만히 앉아있어~ 하고는 가서 그걸 써 가지고 예쁘게 낙관 도장을 찍고, 가지고 와 가지고, 아가~ 이거 봐라~ 하고 설명을 딱 해 줬어요. 이 놈을 듣고 나자 더 우네~ 엉엉엉 우네~ 그래 많이 울어라~ 하여튼 한참 울고 보내면서 한번 꽉 안아주고, 잘할 수 있어~ 그랬더니 ’잘 하겠습니다‘하고 가더니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장학생으로 합격해 가지고 지금 공부해요,
다시 공부해 보겠다고, 공부해서 저도 선생님 같은 선생님을 하고 싶다고, 학자를 한번 해 보고 싶다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잘 나가는 대학원이잖아요. 거기 학과 들어가 갖고 장학생으로 합격했습니다 하고 왔어요. 그래 갖고 또 올 생각은 말아라 그랬더니 진짜로 안 와~ (방청객 웃음) 나 자주 온다고 시간 버리지 말고 올 생각 말고 열심히 공부해 하니까 진짜 안 와. 아주 열심히 잘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 한 수가 사람을 이렇게 바꿀 수가 있어요. 제가 요즘에 그 ’필향만리‘라고 중앙일보에 쓰는 칼럼이 있거든요. 요새 인터넷에서 볼 수 있으니까 네이버에 들어가서 다른 거 치지 말고 ’필향만리‘만 쳐주세요. 그럼 지금까지 쓴 것 백 마흔 몇 개가 쫙 떠요. ‘감정은 좀 표현을 해야 새로운 힘을 얻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전화를 한 번 드립니다. 저희 부부 이혼을 하려다가 교수님 책 글 읽고 이혼 않고 지금 잘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하고 끊은 적이 있거든요. 가슴이 찡 하더라고요.
근데 이런 시 한 수가 정말 실의에 빠진 젊은이들한테 말로 입으로 그냥 ’앞으로 잘할 수 있어요‘ 이것보다는, 이 시 한 수를 딱 설명을, ’옛날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했던가 보더라~ 그러니까 너는 소나무다. 탑보다는 네가 나아~ 잘 해봐‘ 라고 하면 얼마나 큰 용기를 갖겠습니까? 그래서 한시는 정말 생각할 게 많은 거예요.
石性介而堅,돌의 성질은 굳세고 단단한 것,
蘭心和且靜.난초의 마음은 평화롭고 고요한 것.
蘭非依不生,난초는 돌에 의지하지 않고는 살수가 없는데,
石却依蘭定.돌의 모습은 오히려 난초에 의해서 정해진다네.
이거 그림하고 이걸 보면 이 그림을 이렇게 보면 이게 뭔 말인지 누가 알겠어요? 석성개이견, 해석됐으니까 보세요. 돌하고 난초 같이 그렸습니다. 돌의 성질은 굳세고 단단한 것, 난초의 마음은 평화롭고 고요한 것,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이 여성은 난초, 남성은 돌로 비유해서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남자가~ 그런데 돌이 딱 남자를 이렇게, 난초는 땡볕에서 못 자라잖아요. 바위나 돌 틈 그늘이 지어져야지~ 그래서 난초는 돌에 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네. 땡볕에서는 못 사니까. 그늘을 지어주니까 남자가 뻐기는 거예요. ’당신 말야, 내 덕에 살아, 내 그림자 때문에 사는 거야‘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웬걸, 마지막 돌의 모습은 오히려 난초에 의해서 정해진다. 자기가 돌이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저 혼자 놔두면 별 볼 일 없는 돌땡이에요~ 근데 그 옆에 난초 하나가 놓아줌으로 인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도 되고 아름답게 된 거다~ 그 말입니다. 남편은 돌입니다. 아내는 난초입니다. 근데 난초를 돌본다고 생각 마세요, 그 희미한 착각하지 마세요. 돌의 모습은 난초에 의해서 정해져요. 부모는 돌입니다, 자식은 난초입니다. 부모가 자식 다~ 내가 돌봐줘서 잘한거야 라고 큰소리 치지 마세요. 자식이 있음으로 해서 부모의 모습이 정해지는 거예요.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시 한 수가 그냥 우리 배우고 느낄 게 너무나 많지 않습니까? 밤새도록 보고 싶지 않으세요? 네, 이렇게, 이렇게 좋은 거예요, 시가. 근데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빨리 건너뛰고,
四腳松盤粥一器,
天光雲影共徘徊.
主人莫道無顔色,
我愛靑山倒水來.
이 ’여운은 풍류로 남아‘, ’풍류로 남아‘ 중에서 안 할 수가 없으니까. 이거 하나만. 조선 시대 김삿갓이라는 시인이 있어요. 저는요, 우리 제자들도 있지만, 중국 시문학이 전공이에요. 김삿갓의 시를 볼 때마다 이분한테 시 연구를, 돌아다니면서 다 버려버리고 그랬는데 이거를 누군가가 모아 뒀다면 중국의 이태백이나 이런 사람보다 훨씬 훌륭한 시인이 됐으리라고 생각을 해요.
이 시를 보면 이거는 김병현의 시, 걸식이란 시예요, 걸식. 걸식이 뭔지 알죠? 밥 빌어먹는 거. 어느 날 너무 배가 고파 가지고 집에, 어느 산속 시골 마을에, ’배고파요, 밥 좀 주세요‘하고 들어갔어요.
그랬더니 그 집 부부가 마침 밥을 먹고 있는데 그 집이 너무 가난해서 그 집도 양식이 없어 가지고 죽 한 그릇을 쒀 가지고 둘이 지금 나눠 먹고 있는 어예요, 부부간에. 근데 김삿갓까지 들어와서 배고프다고 밥을 달라고 하니까~ 주인이, ’아이고, 우리 먹는 거라곤 이 죽 밖에 없는데 이거라도 나눠 드십시다‘하고 자기네들이 먹던 죽을 갈라 가지고, 상이 어디가 있겠어요. 소나무 각자 잘라 가지고 다리만 붙인 것, 거기다가 죽 한 그릇을 탁~ 가지고 내어 왔어요. 그 놈을 탁~ 바라보면서 김삿갓이 지은 시에요.
네 다리진, 다리 각 자, 네 다리 진 소나무 송관에 죽 죽 자, 이게 죽 죽 자. 가운데가 쌀 미 자가 있고 양쪽에 뽀글뽀글이 있잖아요. 죽이 보글보글 끓는 모양새잖아요, 이게. 죽 죽 자예요. 사각 송반에 죽 한 그릇이 있는데, 요놈의 죽이 얼~마나 묽은지, 천광운영공배회.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그 밑에 탁~ 비치네. (방청객 웃음) 지금 걸식하는 주제에 지금, 그런 낭만이 있단 말이죠. 빛이 비치는 구나.
그런데 주인은 옆에서 ’이것밖에 못 드려 너무 죄송해요‘하고 미안해 갖고 있어. 그러니까 거기다가 주인이시여, 막도, 하지 말아라. 도 자는 말씀 설 자, 말하지 마시오. 무안색, 안색이 없다고, 낯을 들 수 없다고 말하지 마시오. 아애청산도수래. 나는 지금 청산이 물이 탁~ 비친 모습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방청객 웃음) 이 풍류~ 이 정도 풍류가 있게 살아야지 오늘날 이 각박한 세상도 멋있게 살 거 아닙니까?
이 풍류가 우리 한시인데 요즘의 근대 시 가운데 이런 풍류가 있는 시가 어디가 얼마나 있어요? 연탄불, 연탄재 차지 마라 이런 거 있지~ (방청객 웃음) 안도현 시인도 대단한 시인지요, 김용택 시인도 대단한 시인이고. 그런데 그 시보다 한시가 훨씬 더 깊이가 있다. 요 시 한 수 더 보겠습니다. 눈이란 시예요, 눈. 올겨울에 눈이 내리거든 이 시를 한번 생각하십시다.
天皇崩乎人皇崩,
萬樹千山皆被服.
明日若使陽來弔,
家家簷前淚滴滴.
눈, 천황붕호인왕붕. 붕 자는 무너질 붕 자인데 황제가 죽는 것을 붕이라고 그래요. ’붕어하시다‘ 그런 말이 있잖아요. 천황, 하늘나라 황제 황 자, 하늘나라 황제, 호 자는 퀘스첨 마크, 의문사, 하늘나라 황제가 돌아가셨나, 땅나라 황제가 돌아가셨나, 여기도 호 자가 붙어야겠지만 일곱 자로 마치느라 뒤에 호 자를 생략한 거예요. 하늘나라 황제가 돌아가셨나, 땅나라 황제가 돌아가셨나, 돌아가시니까 뭘 해야겠어요.
다~ 상복을 입었습니다. 그래서 만수천산계피복, 온갖 나무와 온갖 산이 다 계 자, 입을 피 자, 상복 복 자, 온갖 나무 온갖 산이 다 상복을 입었네, 하얗게 눈이 왔으니까. 명일약사양래조. 내일, 만일 약 자, 태양 양 자, 태양으로 하여금 와서 조문하게 한다면, 문상하게 한다면, 가가참전누적적이라, 집집마다 처마 끝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지겠네~ 아이 근데 카~ 소리가 안 나와요? (방청객 웃음과 박수) 멋있지 않습니까, 이게~ 눈을 보면서, 아, 하늘나라 황제가 돌아가셨나, 땅나라 황제가 돌아가셨나, 온 산이 대지가 전부 다 상복을 입었네. 아이고, 내일 태양이 와서 문상오면 집집마다 처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겠네, 눈이 녹으면. 이런 시적 센스와 느낌, 이 한시 속에 수도 없이 많아요, 진짜. 정말 수도 없이 많아요.
그 수도 없이 많은 책은, 아까 얘기 때는 2월 말에는 ’자식 가르치려다 부모도 함께 하는 한문공부‘를 사서 보시고 그 수도 많은 한 문 시를 재미있게 풀이한 것은 내년 말에 사서 보세요. 그리고 내년 하반기에 제가 유튜브로 이런 식으로, 지금 하는 거, 이런 식으로 한시 강의를 시작하려고 그럽니다. 그래서 우리 이태묵 선생님한테 주소 알려드리면 들어가서 보세요. 놀면 뭐해요~ 공부를 하셔야지. (방청객 웃음)
卄年愛用紫砂壺,
洗疊盤上自滑碎.
近來茶談多庸俗,
不願為我泡茶水.
人言物無精神在,
此壺殺身以醒人.
不忍棄殘拾片三,
留作哀悼與省因.
이건 제가 지은 시인데 한 번 했으면 좋겠는데, 이 다호를 깨 먹었어요. 그래 갖고 ’자사호를 애도하며‘라는 시, 시간이 없어서 넘어가고, ’‘여운은 비분강개로 남아’ 낭만 했고 사색 했습니다. ‘비분강개로 남아’ 했는데 요거, 이 가운데 시간이 없으니까,
이 그림이야, 이 그림, 이 그림에 대한 것이 다음 주 초복 날라 갈 겁니다. 개 그림입니다.
鳥獸哀鳴海岳嚬,
槿花世界已沈淪.
秋燈掩卷懷千古,
難作人間識字人.
이게 조선 말기에 나라가 망한 다음에 매천 황현 선생님이 자살을 하면서 쓴 시 세 수 중에서 세 번째 시예요. 근데 내천 황현 선생이 자살하는 내용을 우리 대한민국 사람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이분의 그 당시 조선 말기에 3대 한학자가 있죠. 매천 황현 선생, 창강 김택영 선생, 소호당 김택영 선생, 또 하나가 이건창 선생, 이런 삼대 한문 선생이 있는데 그 김택영 선생이라는 분의 소호당집, 이 양반은 나라가 망하니까 두보 시집 한 권 들고 중국으로 망명해 중국 가서 한국 한시를 가르친 분이에요. 그 지금도 중국 남주에 가면 난퉁이라는데 가서 보면 워낙 한문을 중국 사람보다 더 잘 해 갖고 가르치다 보니까 난퉁에 지금도 김택영 선생 연구소가 있어요.
한국 사람 대단한 거예요. 근데 이분의 문집에서 요 이야기를 써놨어요. 저도 몰랐어요. 근데 요 시 이야기를 발견해서 제가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핑 돌았어요. 같이 한번 보십시다.
隆煕四年七月 日本遂倂韓 八月 玹聞之悲痛 不能飮食 一夕作絶命詩四章 又爲遺子弟書曰:“吾無可死之義 但國家養士五百年 國亡之日 無一人死難者 寧不痛哉! 吾上不負皇天秉彝之懿 下不負平日所讀之書 冥然長寢 良覺痛快 汝曹勿過悲.” 書訖引毒藥下之. 平明, 家人始覺, 弟瑗奔視之, 問有所言, 玹曰:“吾何言, 但可視吾所書也.” 因笑曰:“死其不易乎! 當飮藥時, 離口者三, 吾乃如此, 其癡乎? 俄而氣絶, 年五十六” -金澤榮(1850~1927), 《韶濩堂集》권9 黃玹傳
유미 4년 7월에 1910년 입니다. 7월에 일본이 마침내 드디어 한국을 병탄해 버렸죠. 8월 달에 현이, 황현을 얘기하죠, 문지, 그 소식을 듣고서 비통해 가지고 슬프고 아파서, 불능음식, 마실 수도 먹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날 어느 하루 저녁에 절명시, 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겠다는 시 네 편을 짓고 난 다음에, 우, 또, 자식들에게 남긴 유서를 자식과 동생들에게 남기는 유서를 만들어서 놓고서 놓았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나는, 가사, 나라가 망할 때가 되었다고 죽을 만큼 의리가 있는 그런 사람도 아니다. 단, 그러나, 내가 의리가 있어 자살하고 그런 게 아니라, 그러나, 의리가 없는 사람이지만, 단, 이 나라가 양사오백년, 선비라는 사람을 길러낸 지가 오백 년이 됐는데 적어도 오백 년 동안 선비를 기른다고 길렀는데, 망국지일에, 나라가 망하는 날, 무일인사난자, 이 난 자가 틀렸습니다. 이 난 자가 아니라 어지러울 난 자. 나라가 국난을 당했을 때 한 사람도 죽는 사람이 없다면, 어찌 아프지 않겠는가. 나라가 망한 것도 슬픈데 이 나라가 망한 소식을 듣고서 한 사람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자살하고 죽는 사람이 없다면 그 자체가 나는 너무 한스럽고 슬퍼서 슬프겠는가. 그래서 나라도 죽어야겠다 하고 죽는 거예요.
그런데 나는 위로는 하늘에 대해서 죄지은 거 없고 아래로는 이 땅에 대해 죄지은 거 없는데 내가 아래로는 내가 평소에 읽었던 책에 대해서 책을 개발한 적은 없이 살았던 것 같다. 그렇게 살았으니까, 명현장치, 내가 저 어두운 세상에 가서 긴 잠을 자게 된다면 양각 통괘, 그 또한 통쾌한 일이 아니겠는가. 여조물과비, 자식들아 동생들아 너희들은 지나치게 슬퍼하지 말아라, 하고 그 유서를 쓴 글을 마친 다음에 인독약하지, 독약을 끌어다가 자기 목구멍으로 하지, 내려 부었다 하는 겁니다.
다음날 새벽에 집안 사람들이 그제서야 비로소 깨닫고, 형님 방이 이상한데? 동정이 없는데? 하고 깨닫고 동생 황원이가 분지, 형님이 이상한데? 형님 방으로 달려가 봤더니 이미 돌아가시기 직전이야.
그래서 마지막에, 문유소언, 혹시 더 하실 말 없습니까? 라고 했더니 황현이 하는 말이, 오하언,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 단가시오소서야, 내가 할 말을 내가 다 써 놨으니까 그것을 읽어 보거라 하면서, 빙긋이 웃더니, 나는 이 부분을 정말 가슴이 아펐어요. 빙긋이 웃으면서 하는 말이, 사기불이호, 죽는다는 거, 그 쉬운 일이 아니더구나, 당음약시, 독약을 마실 때를 당해서, 이구자삼, 나도 독약을 입에다 댓다, 떼었다를 세 번 했다. 나 이런 사람이야. 바보스럽지? 라고 하더니 문득 숨이 끊기고 돌아가셨다. 56세였다.
얼마나 인간적입니까. 나도 무서워서 독약을 마시려고 보니까 입에다 댓다 떼었다를 세 번 했다. 그리고서 나는 죽는다 하면서 마지막 지은 시가 이 시인데 네 수를 지었는데 네 수 중에서 저는 이 수를 제일 좋아합니다. 조수애명혜약빈, 새와 짐승들도 슬프게 울고, 바다와 산도 얼굴을 찌푸렸구나. 근화세계, 무궁화 세계, 이 우리 땅은, 이침윤, 이미 가라앉아 망해버렸으니, 추등엄권회천고, 가을 등불 아래서 책을 덮고 천고의 우리 역사, 천고 지난 우리 역사 세월을 가슴으로 품을 때, 회고할 때, 난작인간식자인, 지식인으로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지식인으로서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내가 지식인이 아니었다면, 나도 그냥 대강 살 수 있을 텐데. 내가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지식인으로서 내가 이 세상을 잘못 인도했기 때문에 나라가 망한 것이 아닌가.
지식인으로 내가 왕을 잘못 보필했기 때문에 나라가 망한 것이 아닌가, 지식인으로서 내가 백성들을 잘못 가르쳤기 때문에 나라가 이렇게 흔들리다 결국 망한 것이 아닌가. 이 생각을 하고 보니까 지식인으로 산다는 것이 이렇게 가슴 아프고 어려운 일일까? 라는 시를 짓고 돌아가셨다. 이 시대에 사는 우리들도 다 지식인이다. 대한민국 국민들, 대학 안 나온 사람 거의 없습니다, 이제. 전부 다 지식인이에요, 대학을 다녔으니 큰 학문이잖아요. 대학을 다녔는데 과연 이런 지식인으로서의 책임을 갖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오늘 이 강의를 듣고서 여러분들 가슴속에, 그래, 나도 지식인이야.
그러면 내 눈앞에 있는 이익만 먼저 챙길 게 아니라 조금은 세상을 생각을 하고 내 아들한테, 내 자식들한테 너는 누구보다도 이익 챙기고 잘살아야 해~라고 가르칠 게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점을 가르쳐야겠다 하는 생각을 한번 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제가 교수신문에 쓴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을 때 제가 뽑은 게 됐어요. 결리망의라고, 이익을 보면은 의로움을 잊어버린 세상이 됐다. 이로움 앞에서는 끝까지 의로움을 좀 지켜보자, 그런 생각을 해서 그런 것을 했는데, 오늘 여러 가지 강의를 했고 재미있는, 재밌게 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다른 건 잊어버리더라도 마지막에 이것, 난작인간식자인, 여러분들도 다 지식인입니다. 이 세상을 지식인으로 산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구나 하는 이 구절을 가슴에 안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치겠습니다. (방청객 박수)

<공산성 달밤이야기와 주뗌므의 작은 음악회>

웅진 백제의 심장, 공산성 이야기
공주시 문화관광해설사 이우근
얼마 전 까지 만 해도 벚꽃이 만발해 걷는 길마다 꽃길이었는데 어느새 온통 푸른빛으로 가득하네요~ 계절마다 아름다운 이곳 공산성은 많은 숨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백제 중흥의 거점이었고 꺼져가는 백제의 불씨를 마지막까지 불태웠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지요~ 금강에 붙어선 공산의 능선을 둘러싼 공산성은 남쪽으로는 공주 시가지가 시원하게 펼쳐 저 있고 북쪽으로는 비단 물결 금강이 곱게 흐르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전 인류가 함께 보호하고 후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유산으로 동아시아 고대문명 형성에 기여한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에 등재 했어요. 그중에 2곳이 공주에 있습니다. ‘무령왕릉과왕릉원, 그리고 여러분이 지금 와 계신 공산성입니다. 웅진 백제의 왕성인 공산성은 백제시기에는 웅진성, 조선 인조 임금 이후에는 쌍수산성, 지금의 공산성으로 이름을 달리하고 있듯이 오랜 역사에 중요한 사건의 중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감당해 왔고 지금도 변함없이 그 넓은 품으로 우리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깃발을 들고 성곽길을 걸어서 올라온 이곳은 공산성에서 제일 높은 곳입니다.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잠시 숨을 고르며 사방을 한번 둘러 볼까요~ 천혜의 요새와 같은 지형입니다. 웅진 천도는 백제의 국가 위기에서 이루어진 절박한 선택이었고 이곳 공산성은 왕궁 건립과 같은 큰 공사를 하지 않고도 국가체제를 재정비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자연적 기반을 갖추고 있어요. 그럴 뿐만 아니라 금강 유역의 풍부한 수자원과 금강 물길을 따라 서해에 접근하는 중요한 교통로를 확보할 수 있어서 중국, 일본과 문화교류를 하는데 최적의 입지이기도 했습니다. 백제는 이곳 웅진에서 절치부심하며 백제 부흥의 씨앗을 심었고 동아시아 중심에 문화강국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에도 산성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왕궁이 들어섰던 공산성처럼 매력적인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왕궁의 위치와 구조에 관해서는 약간의 이견이 있지만,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한 이후에는 왕이 공산성에 머물렀다는 사실은 역사 기록에도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공산성이 백제의 역사를 동트러 얼마나 중요한 장소였는지 땅속에 묻혀 있던 유물들이 조용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운 것들은 땅속에 있다고~~

이 행사는 세계유산 활용프로그램으로 국가유산청과 공주시, 충청남도가 지원하고 (사)한국국가유산안전연구소가 진행한다..
글쓴이 : (사)한국국가유산안전연구소 소장 이태묵